학교소식

"부탄에는 광고라는 게 거의 없다. 네온사인도 몇 년 전까지 금지되어 있었다. 하지만 손으로 그린 광고판 하나가 나뭇조각 두 개에 의지해서 길가에 서 있는 것이 보인다.

마지막 나무가 잘릴 때,
마지막 강이 비워질 때,
마지막 물고기가 잡힐 때,
그제야 비로소 인간은 돈을 먹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으리라."

-에릭 와이너, <행복의 지도> p.89

순위라는 게 엎치락뒤치락하는 것이고, 어떤 척도를 내세우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어서,순위를 크게 믿거나 의지할 일은 아니다. 행복감이라는 추상적이고 정의적 영역을 측정한다는것은 더더욱 그렇다. 이게 또 한두 사람을 대비시키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느낌을 정량화시키고, 이걸 또 국가간 순위를 나타낸다는 것이 별 실효가 없는 것이겠지만, 그럼에도 소소한 재미를 주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측정과 지표들이 자주 공표되기에 이제 상식이 된 측면도 있지만, 사람들의 행복감은 국가의 경제력과는 별 상관이 없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나라들이 행복감 기준으로 상위권에 속한다. 그리고 꽤나 부자 나라들은 오히려 순위에서 한참 뒤쪽인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도 경제력 기준으로는 상위권이 되어야 마땅하나, 실제 행복척도로는 하위권이다.
부탄은 인구도 고작 75만 명 정도. 인도 동북부, 중국 남쪽에 낀 고산 지대에 위치한 작은 나라다. 불교를 이 나라를 사람을 실제적으로 지배하고 불교 속에서 사람들이 산다. 이 불교가 좀 독특하다. 한국과는 많이 다르다. 긍강승불교라고 하는데, 이건 다음 기회에 다루기로 하자.
20세기 초 영국의 보호령이었다가, 1949년부터는 인도에 외교권을 위임하고 보조금을 받아왔는데,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다. 1972년 ‘지미 싱게 왕추’가 왕위를 계승했는데, 2008년 총선을 실시하고 입헌군주제를 실시하고 있다.(여기저기 검색하면 재미난 정보가 많다.)
이태 전 왕자가 아들을 낳았는데, 기념으로 10만 8천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더 흥미롭고 매력적인 것은 부탄 헌법이다. 토지의 최소 60%는 항상 숲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종의 국가생태주의라 할만하다. 이 대목에서 이명박이 떠오른다. 짧게 한 마디 하자면, ‘죽일 놈이다.’ 그 죽일 놈은 부탄이란 참으로 아름답고 매력적인 나라가 있는지도 모를 것이다. 그런 사기꾼을 대통령으로, 악독한 금치산자 박근혜마저 대통령으로 뽑아주고 9년을 가는 바람에 대한민국은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 만신창이가 됐다. 특히, 60대 이상의 많은 노인들은 집단적 치료를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행복감 높은 이 부탄 사람들은 대체 왜 행복감이 높은지 그 이유를 다 알 수는 없지만, 재미난 사실 두 가지가 눈에 띈다.
첫 번째는 부탄 사람들은 골고루 가난(?)하다는 것이다. 이 가난이라는 것도 우리 시각이고, 그이들은 그냥 그렇게 지내는 것이다. 대등하고 차별이 없다. 우리도 예전에 가난했지만 훨씬 더 인간미 넘치는 생활을 했다. 부족한 음식도 나누고, 이웃과 희로애락을 같이 했다. 아부지한테 두들겨 맞아도 금시 잊어먹고 나가서 놀면 다 치유가 되었다. 너무 늦게까지 놀다 어머니한테 또 두들겨 맞아도 자존감이 상하거나 약을 먹거나 그러지도 않았다.(그렇다고 지금도 아이를 때리는 인간이 있다면, 그런 인간은 재판을 받고 감옥에 보내면 된다.) 하여간 차별 차등이 없는 것이 참 좋다. 뭘 좀 더 많이 얻으려고 살인적인 경쟁을 할 필요가 없다. 그러니 마음이 편안하겠지. 여유가 있고. 남는 시간엔 또 나무를 심으면 되고. 헌법수호가 그야말로 친환경적이고 생태적이고 좋다.
두 번째는 부탄 불교와 관련된 것인데, 들리는 바로는 하루 네 번 죽음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묘한 교리 같은 게 있나보다. 무슬림도 하루 몇 번 메카를 향해 절하는 것과 유사한 것이리라. 하루 네 번 죽음을 생각하면서, 아 나는 지금 살아 있구나, 자각을 하면 좀 행복해질 법도 하다. 살아있는 것 자체가 주는 행복감이란 무엇일까, 잘 느껴지지 않는다. 우린 그런 생각을 할 겨를조차 없이 너무 지나치게 바쁘다.
물질적으로 빈곤하지 않은 나라이지만, 부가 편중되어 가난한 사람들이 많은 대한민국은, 정치경제적으로 불평등구조를 완화시키면 지금보다 더 많은 행복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지금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서가 아니라, 현재의 재화를 어떻게 분배하느냐의 문제인데, 재벌을 비롯해서 부유한 사람들이 좀더 세금을 내면 되는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가난한 사람들이 인간적 존엄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
또 부탄의 헌법처럼, 정신적 철학적으로 자부심을 느끼는, 많은 이들이 동의할 수 있는 가치추가 사회적으로 합의되어야 한다. 다소 어렵더라도 그 어려움을 상쇄할 수 있는 공동의 가치체계가 있다면 어려움 역시 함께 넘어서는 과정에서 극복의 가능성도 높아지고, 어쩌면 그렇게 팍팍하고 힘든 일들 자체가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중남미의 코스타리카도 군대가 없는 나라도 유명하고 역시 행복감이 높은 나라이다. 역시 작은 나라이지만. 작은 나라지만 국가에 대한 자긍심이 높고, 사회적 연대와 우애가 가득하다. 올해는 부탄 방문의 해 같은 걸 운영하는 모양이다. 외국 관광객들의 수를 제한할 정도로 부탄 여행은 쉽지 않다. 비용도 만만치 않고. 그렇지만, 사람들에게 어떤 삶이 좋은 것인지에 대한 충분한 영감을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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